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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pisode2 그 여름, 커피프린스 길
작성자 Tailorcoffee (ip:182.211.203.183)
  • 작성일 2019-01-11 0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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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 여름, 커피프린스 길

 계획중이던 영어학원에 대한 준비는 나름 성실히 차근차근 진행되어갔다. 앞서 얘기했듯이 영어학원이라는

어만 들어도 즐거움이고 재미고 아무것도 못느꼈지만 (지금도 영어학원 글자를 적는데 이렇게 지루할 수가

), 아무튼 우리 둘이서 무언가를 함께 이루고자 했던 목표이고 나름 원대한현실적인시작이자 정착지점

에서 장난기는 모두 거두고 싶었다.

 필요하게될 교재들을 모으고 매일 다시 체크하고 구체적으로 강의에 대해서 여러가지 안들을 짜야했다. 

남편 또한 실무 경영 경험을 익히면서 영어학원이라는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세워지고 운영되는지, 지역의

외국인 강사들과 관련된 생각보다 복잡한 사안들까지 세부적으로 들어가 근무하며 배우고 익혀야했다.

 준비한 기간이 더해져서 어느덧 2년째 되고 하루하루 각자 맡은바 꼼꼼하게 열심히 성실하게 돈도

공부하고 배우며 준비했었던 기억이 난다. 년만 준비한다면 ! 하고 출발 있을 같았다. 

어쨌든 그동안의 노력들이 피가 되고 살이 되었는지 컨텐츠들과 시스템에 대한 준비가 하나씩 갖춰지

시작했고, 자신감도 어느정도 있었다.

무언가를 함께 준비하면서 둘다 그렇게 가슴뛰게 설레이지 않았던 일은 처음이었지만.. 어떻게든 열심히 묵묵

하게 맞춰서 걸어가야 했다. 가야할 길이 있다는건 없는것 보다 행복했다.

 2009 늦은 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간. 우리에게 찾아온 작은 생명을 갑자기 잃기 전까지는 적어

그랬다. 단편적인 짧은 장면들로만 그날을 기억한다.

 어쩌면 우리에겐 예견된 상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둘다 생각했었던 같다. 결혼하자마자 건강을 챙길

여유부터 일단 없었고, 양가의 지원이나 도움없이 스스로들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루고 보여서 증명하려했던

박한 자존심에 하루하루가 바빴다. 

건강하게 안정적으로 남편과 내가 생명을 끝까지 품는다는 것이 당시 가당키나 했을까 싶다.

적절한 애도의 기간이 우리에게 주어지기는 했을까. 

 

6, 우리는 홍대로 오랜만에 바람을 쐬러 나갔다. 어디를 걸을까 하다가 당시 아기자기한 이쁜

페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했던 커피프린스 방향으로 걸어보자 했다. 천천히 거닐면서 기분도 전환하고

시들한 기운에 생기를 얻고싶었다. 이쪽 끝까지 언제 이렇게 새로운 카페들이 생기기 시작했는지 신기하게 둘러보

았다. 

 그러면서 향한 곳은 커피프린스 길의 어느 부동산. 이런 규모의 카페들이 보증금은 얼마정도이고 임대료

보통 얼마이며 나와있는 권리금은 어느 정도인지 막연히 궁금했고, 호기심이 발동되었다. 이럴려고 바람

쐬러 홍대까지 나온게 아닌데 경리단 길에 이어 한번 <어느날 누구나 있는 생각들> 이끌려 부동산

열었다.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말보다 그가 하는 행동을 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하는 까닭을 살피

라고 했다. 

 처음으로 걸어보는 홍대 끝쪽 커피 프린스길, 처음으로 찾아간 어느 부동산. 그리고 그곳에서 소개한 조그

마한 골목길 하얀 카페. 운명의 작은 하얀 카페..

  이후 열흘만에 카페를 계약하고 인수한 2009 6 어느 날의 우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대해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9년이 흐른 지금 다시 생각해보고 되짚어본다. 꼼꼼하고 신중하다면 둘째가라 서러울만큼

결정하는데 공을 들이는 남편은 그날 카페를 보자마자 뭐가 그렇게 눈에 반했던 걸까. (솔직히 반할

만큼 이뻤고 요즘 내놓아도 손색없을만큼 괜찮은 작은 카페이긴 했다.) 아무리 그랬다 쳐도..

덩달아서 나는 집안에 차근차근 쌓아두고 모셔둔 보물과도 같은 강의 자료들과 계획표들, 여러가지 프로젝트 안건

들은 갑자기 안중에도 없었고 계약하기까지 열흘 동안 번을 하얀 카페에만 그렇게 드나들며 떨려했는지.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원대한현실적인목표, 준비했던 2년간의 모든 것들은 한순간 사라졌다. 년만 ..

해왔던 대로만 열심히 준비한다면현실적으로계획했던 바를 위한 당찬 출발이 얼마 남지 않은 때였다. 

 이상과 현실, 혼돈과 질서 사이의 줄타기에서 우린 그날 명백하게 혼돈과 이상쪽으로 뛰어내렸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무질서한 좁은 혼돈의 세계일줄 모르고 선택이었고 지루하지만 현실다운 현실에서 벗어

나서 조금 환상적일거라 믿었던 선택이었다. 도전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준비되지 않은 선택은 도전이라

말하기 부끄럽다. 

 예견된 상실을 겪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시작을 했던 2009년의 여름, 지점은 우리 인생의 화양연화였을까,

아니면 우리 가슴 한구석 가장 서러운 곳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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